서강대 다산관과 도서관 신관 앞에서 찍은 사진들이다. 이곳을 보면 건물 이름에 붙어 있는 기억부터 떠오른다. 다산관은 그 옛날 신방과의 본진이었고, 도서관 신관은 시험 기간마다 자리 잡기가 만만치 않았던 곳이다.
사진 속에는 오가는 사람이 거의 없다. 덕분에 평소에는 지나치기 쉬운 벽돌의 색이나 계단 모양이 눈에 들어온다.

건물 곁의 나무는 위쪽 가지까지 한 화면에 담기 어려울 만큼 크다. 아래로는 붉은 벽돌 계단이 둥글게 휘어 있고, 옆에는 난간을 두른 경사로가 나 있다. 흐린 하늘 아래 짙은 초록과 벽돌색이 차분하게 가라앉아 있다.
다산관 이야기를 할 때면 나는 여전히 ‘신방과의 본진’이라는 표현이 먼저 떠오른다. 지금은 사회과학대의 여러 학과가 강의를 듣는 곳이지만, 예전의 인상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캠퍼스 건물은 그렇게 한때 그곳을 쓰던 사람들과 함께 기억에 남는 모양이다.

다산관은 벽돌 면이 넓게 드러나 있어 묵직한 인상을 준다. 길게 늘어선 창문 사이로 삼각형 유리창과 입구가 눈에 띈다. 앞쪽 포장 바닥에도 곡선 무늬가 이어져, 반듯한 건물과는 또 다른 표정을 만든다.
시선을 도서관 쪽으로 돌리면 분위기가 달라진다. 낮은 벽돌 건물 뒤로 밝은색 외벽의 큰 건물이 올라온다. 도서관 구관 바로 뒤에 자리한 신관이다. 바깥에서는 높이와 외장재의 차이가 또렷하지만, 두 건물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신관은 널찍하고 조용해서 공부하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내가 이 건물을 떠올릴 때도 외관보다는 그 안의 공부 분위기가 먼저 생각난다. 책을 펴고 한동안 자리를 지키기에 좋은 공간이었다.
그래서 시험 기간에는 자리 싸움이 정말 치열했다. 넓다고 해서 언제든 빈자리가 있는 건 아니었다. 공부하기 좋다는 장점을 다들 알고 있으니, 시험이 가까워질수록 자리를 구하는 일부터 신경 쓰게 되는 곳이었다.

정면에서 보면 붉은 벽돌 계단 너머로 돌계단이 한 번 더 이어지고, 그 위에 도서관 출입문이 있다. 오른쪽의 둥근 외부 계단까지 담으니 건물의 높이가 한층 실감 난다.
이날 사진에는 입구 앞의 한산한 모습이 남았다. 그런데도 신관을 보고 있으면 시험 기간의 치열했던 자리 경쟁이 함께 떠오른다. 다산관에는 신방과의 옛 기억이, 도서관에는 공부할 자리를 찾던 기억이 붙어 있다. 내게는 이 두 건물을 바라보는 재미가 거기에 있다.
